[영화 리뷰] 피그 - 기본정보 리뷰 출연진 등장인물 줄거리 결말

2022. 2. 28. 14:54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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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영화 리뷰 ◀

단순하고 깊이있고 철학적이다

『피그』

니콜라스 케이지가 이상하고 낯선 작품으로 돌아왔다. 제목이 <피그>란다. 엥? 돼지라고? 하늘을 펄펄 나는 헐리웃표 액션 영화도 아니고, 범인 쫓아다니는 형사도 아니고, 페이스오브처럼 탄탄한 반전이 기대되는 영화도 아니고, 그냥 <피그(돼지)>란다. 한 남자의 고뇌어린 표정을 클로즈업한 포스터 역시 단순하기 그지 없다. 궁금하다. 몇 년간의 긴 침묵을 깨고 돌아온 니콜라스 케이지의 문제적(?) 작품 <피그>.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이 어둑어둑한 남자가 돼지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Contents

1. 기본 정보와 리뷰

2. 출연진 소개

3. 줄거리와 결말

영화 <피그> 기본정보와 리뷰


 

 

개봉 2022.02.23.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스릴러, 미스터리

국가 미국, 영국

러닝타임 91분

배급 판씨네마㈜


단순한 플롯

영화의 플롯은 아주 단순하다. 한 남자가 잃어버린 돼지를 찾아 도시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궁금한 세 가지. 첫째, 그 남자는 누구인가? 그는 숲에서 홀로 운둔하며 살아간다. 가족도 없고 유일한 말벗은 돼지이다. 둘째, 왜 돼지가 소중한가? 그 지역은 트러플 산지이다. 값나가는 트러플을 돼지가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 찾아낸다. 즉, 돼지는 단순한 반려동물이 아닌 생계가 달린 소중한 자산인 셈이다. 셋째, 남자가 돼지를 찾으러 도시로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앞서 남자가 뭐하는 사람인지, 왜 숲속에 고립되어 혼자 사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 그가 돼지를 찾으러 도시로 나가면서 하나씩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가 누구인지, 무얼 하던 사람인지,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듣자마자 놀란다. 왜 그럴까?

 

철학적 메시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사는가?

돼지를 찾으러 나간 은둔자는 도시에서 자신의 과거와 관련된 세 사람을 만난다. 첫번째는 이 일대에서 성공한 유명 식당의 셰프. 셰프는 곧 은둔자를 알아보고 놀라워하며 반긴다. 운둔자는 한때 그 일대를 주름잡던, 전설적인 셰프였다. 식당의 셰프는 당시 그 밑에서 주방 보조로 일하다가 5일만에 잘렸다. 하지만 전혀 원망하는 기색없이 존경어린 시선을 담아 은둔자를 반긴다. 은둔자는 그에게 돼지의 행방을 물으며 질문한다. "이게 네가 바라던 음식인가?" 셰프는 당황한다. 아주 예전인데도 불구하고, 은둔자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어떤 요리를 만들고 싶은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둔자는 셰프의 예전 꿈을 상기시켜 주며 가짜 인생을 살지 말라고 조언한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야 진짜 인생이라고.

두번째로 은둔자는 자신의 식당을 넘기고 왔던 직원을 만난다. 그 직원은 셰프가 돌아올 줄 알고 한동안은 식당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빵을 파는 가게로 바꾸었다. 셰프가 셰프였듯이, 자신은 제빵사였다고. 셰프가 없는 동안 자신은 매일 아침 일어나 빵을 만들어 왔다고. 은둔자는 그 직원이 만든 바게트를 먹고, 하나는 챙겨서 푸드 바이어에게 나눠 준다. 아마 그게 인생의 메시지였던 것 같다. 남들이 원하는 것, 팔리는 것에 매몰되지 말라고. 자신을 속이지 말고, 진짜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

세번째는 자신이 예전에 음식을 대접했던 적이 있는 손님이다. 은둔자는 그에게 과거와 똑같은 음식, 똑같은 와인을 준비하여 대접한다. 은둔자는 자신이 대접했던 모든 손님과 메뉴를 하나하나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의 의미를 떠올려 준다. 은둔자가 준비한 식사를 통해 과거 사랑하는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린 손님은 눈물을 흘린다. 인생에서 소중한 순간. 그것을 결코 잊지 말 것.

 

상실의 고통에 대하여

돼지를 찾으러 나가기 전과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전설적인 셰프였던 그가 모든 걸 접고 숲속에 틀어박힌 이유는 아내의 죽음 때문이다.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혼자가 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 돼지를 찾으러 나가기 전, 은둔자는 우연히 집에 남아있던 아내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발견한다. 그리고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차마 듣지 못하고 꺼버린다.

그는 잃어 버린 돼지를 찾으러 나갔다. 다른 돼지를 구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돼지는 세상에 남은, 유일하게 애착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돼지가 납치되는 과정에서 죽었다. 카페에 힘없이 앉아 있는 그에게 푸드 바이어가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묻는다. "내가 돼지를 찾아나서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그럼 머릿속에서 돼지는 아직 살아있었을 텐데..." "그래도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 "그건 그렇지."

영화 전반에 흐르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중후함

이 영화는 감독이 오리건 주 포틀랜드를 방문했다가 모티브를 얻어 시작되었다. 그곳 사람들은 트러플을 채취하기 위해 집집마다 돼지를 기르고, 또한 누군가 훔쳐갈까봐 밤마다 총을 들고 지킨다고 한다. 돼지와 그를 지키는 한 남자. 거기서 상실이라는 주제를 얹어 만들어진 이야기이다. 만약 니콜라스 케이지를 빼고 이 영화가 제작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좀 더 평범한 이야기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묵직한 중후함이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돼지,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고통이 한땀 한땀 피부로 와닿는다. 이런 연기를 해내는 사람이었다니... 그의 변신이 놀랍기만 하다.

꼭 봐야 할까?

YES. 꼭 봐야 한다.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철학이 묻어 나는 영화이다. 아름답고 압도적인 자연 풍광과 그 안에서 미약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인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양쪽 엄지를 들어 올해 놓치지 않고 꼭 봐야할 영화로 꼽고 싶다.

영화 <피그> 출연진


니콜라스 케이지 : 롭

숲속에 홀로 사는 은둔자이다. 잃어버린 돼지를 찾아 도시로 나선다.

돼지 : 돼지 역

롭이 기르는 돼지이다. 트러플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으며, 어느날 납치 당한다.

알렉스 울프: 아미르 역

일주일에 롭에게 트러플을 사러 오는 푸드 바이어이다. 잃어버린 돼지를 찾는 롭의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

니나 벨포트: 샬롯 역

롭의 가게를 이어받은 제자. 셰프가 아닌 제빵사로서의 삶을 걷는다.

아담 아르킨: 다리우스 역

아미르의 아버지이자, 이 일대의 레스토랑을 주름잡는 사업가. 한때 롭이 식사를 대접했던 손님이기도 했다.

영화 <피그> 줄거리와 결말


줄거리

숲속에 홀로 틀어박혀 사는 괴팍한 남자 롭. 그의 유일한 친구는 트러플을 찾는 돼지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트럭을 몰고 온 남자가 음식이나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 준다. 그의 이름은 아미르. 단순한 배달원은 아니고, 롭과 거래하는 사이다. 롭은 트러플을 건네주고, 아미르는 돈과 생필품을 가져다준다. 그러던 어느날, 돼지가 납치를 당한다. 도대체 왜? 누가 롭의 돼지를 훔쳐갔을까?

롭과 아미르는 돼지를 찾으로 도시로 나간다. 아미르는 돼지는 또 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만류하지만, 다른 돼지들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린다. 그렇게 도시로 나간 두 사람은 첫번째로 애드거를 찾아간다. 애드거는 밤마다 종업원들 사이에 벌어지는 파이트 클럽의 호스트이다. 롭이 돼지가 있을 만한 곳을 묻자, 애드거가 거절하며 하는 말 "사람들은 자네를 잊었어. 당신의 이름은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애드거가 쉽사리 정보를 알려주지 않자, 롭은 정면돌파를 선택한다. 파이트 경기에 나가는 것. 애드거가 인정하는 방법으로 그에게 부탁하려는 것이다. 경기판에 롭의 이름을 적자, 순간 적막이 흐른다. 모두가 롭의 이름을 알고,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한 남자가 나선다. 가장 큰 판돈을 건 사람이 정해진 시간동안 때릴 수 있다. 그렇게 폭력을 버티는 롭. 경기가 끝나자 애드거는 한 식당의 이름을 알려준다.

 

두 사람은 애드거가 알려준 식당으로 찾아가 셰프를 만난다. 거기서 최근 트러플을 이용한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려 한다는 것과 트러플을 훔쳐간 사람이 아미르의 아버지임을 알게 된다. 아미르의 아버지는 이 일대에서 큰 사업을 하는 거부이다. 그런데 아미르가 머리가 커 가면서 자신과 같은 사업을 시작했고, 아직 어리다며 우습게 여겼는데 롭으로부터 양질의 트러플을 공급받으며 위협이 되었던 것이다. 아버지로서, 혹은 경쟁자로서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사람을 시켜 돼지를 훔쳐오라고 지시힌다. 롭은 돼지를 돌려달라며, 아미르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미르의 아버지는 롭을 위압적으로 쫓아낸다. 당신은 이제 아무런 힘도, 의미도 없다고. 썩 꺼지라고.

 

아미르의 집에서 쫓겨난 롭은 돼지를 돌려받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을 쓰기로 한다. 아미르 아버지는 한때 자신의 손님이었다. 그에게 그때와 똑같은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다. 죽은 혹은 죽어가는 아내를 떠올리게 하는 그 식사를 받은 아미르 아버지는 솔직히 고백한다. 사실은 돼지가 죽었다고. 시킨 놈들이 너무 돼지를 거칠게 다루는 바람에 그날밤 죽어 버렸다고. 롭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펑펑 운다. 그가 돼지를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이유는 단지 트러플 때문이 아니다. 트러플은 꼭 돼지가 아니더라도 흙의 성분을 보고 찾을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힘겹게 돼지를 찾아나선 이유는 돼지에 대한 애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말

결국 돼지를 찾지 못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온 롭. 무엇이 변했을까? 돼지의 죽음을 받아들인 것처럼 조금씩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 보다. 차마 듣지 못했던 녹음된 아내의 목소리를 들어 본다.

 


지금까지 영화 <피그>를 살펴보았다. 단순한 플롯으로 이렇게 한시도 지루하지 않고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는 드물 것이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광활한 대자연과 도시의 소박한 풍경들은 이 영화를 더욱 압도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특정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남자가 돼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단순한 플롯에 강력한 의미를 보여주는 압도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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