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디어 한나

2022. 2. 21. 10:44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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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부터 가슴에 와 닿았다. 마권때문에 화가 잔뜩난 남자가  문을 걷어 차고 나온다. 욕지기를 해대며  자신이 데리고 온 개에게 화를 낸다. 넌 뭐때문에 짖는 거냐며 발로 걷어찬다. 갈비뼈를 잘못 맞은 개는 그 자리에서 굳어져 죽는다. 남자는 개를 꼭 끌어 안고 슬퍼한다. 집에 데려와 담요를 덮어주고  발을 어루만진다. 남자는 소리내어 울거나 눈물을 흘리진 않지만 개를 대하는 태도를 클로즈업 하는 연출에서 남자의 슬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남자는 때때로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올라와 괴롭다. 이 등ㅇ아, 라고 생각하면서도 참을 수가 없다. 슬픈 기분으로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한 젊은 무리가 당구의 큐대로  저질 삼류 농담을 한다. 큐대를 빠는 시늉 따위가 남자를 참을 수 없이 화나게 만든다. 달려가 화풀이를 한다. 또다시 격분해 버린 자신에게 실망하며, 한 옷가게로 들어가 행거 사이에 숨는다. 
옷가게 여주인은 당황하지만 왜 왔냐고 묻는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행거를 치워도 되냐고 묻자 남자는 거부한다. 자리로 돌아와 남자의 이름을 묻는다. 남자의 대답 ㅡ 로버트 드니로, 로버트씨 차 한잔 드릴까요?, 여자의 친절에 남자는 욕지기 비웃음으로 답변한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여자는 가게 문을 오픈에서 클로즈로 바꾸고  행거 옆으로 다가간다. 그럼 기도해 드릴까요? 하나님 아버지, 이분을 저에게로 인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장면 감동이다.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장면) 이후로 남자는 종종 여자를 찾아온다. 죽어가는 친구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 것.

한편 여자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남편은 돈많고 건실한 이미지지만, 겉모습만 그러할 뿐, 여자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때리기까지 한다. 참기만 하고 항상  사랑한다며 다독이기만 하던 여자가 폭발한다. 당신은 항상 아픈 사람이지. 혼자만 피해자인척. (블라블라 남편또한 폭발해 여자를 때리고 강ㅇ한다.
  

그 동안 남자에겐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자신의 개가 생각나서 창고를 부순다. 개가 원래 창고에서 잤기 때문이다. 옆집 꼬마인 샘은 그에게 유일하게 말을 붙이는 존재다. 그 애 엄마의 남친은 사나운 개를 끌고 다닌다. 남자는 그 개가 짖을 때마다 자신의 죽은 개가 생각나서 참기 힘들다. 


그러던 중 여자(한나)가 찾아와 도와달라며  남자의 집에 머무른다. 남자는 자신에게 인간적인 감정이 솟는 걸 두려워 하며  여자를  돌려 보내야 겠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집에 혼자 가 본 남자는 깜짝 놀랜다. 여자의 남편이 죽어 있었던 것. 집으로 돌아와  한나에게 당신 이제 큰일 났다고 말한다. 한나는 울며  그 자식이 어떻게 했는지 말한다. 울며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한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디어 한나로 시작하는 남자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한나에게
늦게 편지써서 미안하오. 나에게도 일이 좀 있었소.
샘 기억하오? 
옆집의 사나운 개가 결국 샘의 얼굴을 물어 뜯었소.
내 언젠가 그럴 줄 알았지. 난 화가 나 야구 방망이로 그 녀석을 죽였소. 
이걸로 그 개는 내가 죽인 두번째 개가 되었소. 
개 주인이 펄펄 뛰더군. 나에게 야만인이라고. 자기 새끼를 죽였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사람들은 그러지. 
누구라도 그랬을 거라고. 자기도 이해한다고.
그들과 내 차이는 실행하느냐 아니냐에 있소. 
늦게 편지써서 미안하오. 
읽지 않아도 좋지만 당신에게 편지 쓰고 싶었소. 
기억하오? 
당신이 나한테 왜 왔냐고 물었었고 난 대답하지 않았지. 
당신을 보러 갔었소.
신을 보러 간 게 아니라 당신을 보러 갔어. 
세상에서 날 보며 웃어주는 사람은 샘과 당신 밖에 없으니까.
당신의 웃는 얼굴이 예뻐서 그걸 보면 진정이 될 것 같았지. 

 

 

영화는 남자가 감옥에 갇힌 한나를 방문하는 것으로 끝난다. 누가 누구를 위한 구원이었을까. 행거 옆에서 기도를 해주던 한나. 남편을 죽인 한나가 도망쳐 울면서 안아달라고 한,  그녀에게 유일한 피난처가 되어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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