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1. 10:31ㆍ개봉영화
영화 글루미선데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집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이 영화가 떠오른다. 처음에 나에게 이 영화를 권한 사람은 삼각관계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했더랬다. 하지만 나는 삼각관계 보다는 '글루미선데이'란 곡이 많은 사람들을 자살로 몰아 넣었고,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하는 장면이 더 인상깊다.
그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적 배경이나 시대 상황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이런 거였다.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는 카페 주인이고, 한 남자는 작곡가이다. 그 작곡가는 그 여자를 위해 '글루미 선데이'란 피아노 연주곡을 만들었고, 그 곡은 까페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결국 점점 더 유명해져 라디오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갔는데, 그 노래를 반복해서 듣다가 자살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후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글루미 선데이를 틀어 놓은채 자살했고,그것이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이어져 결국 '금지곡'이 되었다. 몇 년이 흐른 후, 글루미 선데이를 만든 그 작곡가마저 자살했다.
슬퍼하는 여자에게 다른 한 남자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이웃나라 독일의 '나치'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자유가 엄격히 제한되고, 전쟁을 위해 '징병'되어 나갔으며, 필수품 이외의 것들을 '사치'로 모는 통에 이것저것 숨겨두어야 하는 등 인간다운 존엄이 지켜지지 않았다. 사람들을 출신이나 계급 등에 의해 철저히 차별했으며, 그러한 와중에서도 연줄이 있으면 징병에 제외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이나 사회분위기가 점점 더 이기적으로 동물적인 본성속으로 함몰되어 가는 그런 분위기였다. 그래서 그 남자가 말하길 "사람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마지막 자존을 지키기 위해서 자살하는 거야. 인간다운 존엄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기를 거부하고 마지막으로 죽음을 선택하는거라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에는 "죽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그또한 전후 세대를 산 사람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고통이나 한계 때문에 죽고싶어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치욕(?), 부끄러움,
(말하자면 복잡하다, 작가세계를 한 마디로 단정할 수 있것는가..) 한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인간답게 살지 못할 때에 느끼는, 끊임없는 좌절, 벗어날 수 없는, 그러한 것들 때문에 자살하지 않았나 싶다. 쓰다 보니 뭔가 '죽음'이라는 화두로 이야기하게 됐다. 죽고싶어하는 인간의 감정은 자신의 '존엄'이 지켜지지 못하고 상처받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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